월북자 CCTV 찍히고 경보 울렸는데…軍, 3시간동안 몰랐다

입력 2022-01-02 13:27   수정 2022-01-02 14:36


새해 첫날부터 강원도 최전방에서 월북 사건이 발생하면서 '군 감시망의 허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감시장비가 월북 정황을 포착했으나 인지 후 대응에 나서기까지 3시간 이상 걸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2일 합동참모본부는 "어제(1일) 오후 9시20분께 동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미상 인원 1명을 감시장비로 포착했다"며 "신병 확보 위해 작전 병력 투입해 DMZ 작전 중 해당 인원이 오후 10시40분께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월북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군이 언급한 포착 시점인 '9시20분'은 정확하게는 '인지 시점'을 의미한다. 실제 미상의 인원 1명이 인원이 GOP(일반전초) 철책을 넘는 장면이 포착된 시점은 오후 6시40분께였던 것으로 과학화 경계감시장비 CCTV를 통해 뒤늦게 확인됐다. 심지어 당시 철책에 설치된 광망(철조망 감시센서) 경보는 정상적으로 작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광망은 사람이나 동물이 철책을 넘거나 절단할 때 경보음을 울려 즉각적인 병력 투입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군은 경보음이 울리자 철책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이상이 없다'고 보고한 뒤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응이 늦어진 이유다. 군은 뒤늦게 병력을 출동시켰으나 이미 한 발 늦은 상태였다. 이후 월북자는 오후 10시20분께 MDL을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CCTV와 광망 경보를 통해 이중으로 포착하고도 초동 조치가 허술했던 탓에 월북을 저지하지 못한 셈이다.

월북자의 생사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북한이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합참은 국민 보호 차원에서 이날 아침 동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대북 통지문을 발송한 상태다.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월북 사건은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병력을 철수시킨 GP(감시초소)를 통해 이뤄졌다. 사건이 발생한 강원도 최전방의 22사단은 2020년 11월 북한 남성이 철책을 넘어 귀순했을 당시 광망이 작동하지 않아 논란이 됐던 부대다.

이후 감시장비를 투입하는 등 각종 보강작업을 거쳤으나 이번에도 월북자를 놓치게 되면서 부대 자체의 경계작전에 허점이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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